오늘 밤 12시가 지나면, 서울에 집 두 채 가진 사람의 세금 계산법이 완전히 바뀝니다.

갑자기 무슨 소리냐고요. 오늘(5월 8일)이 마지막입니다. 4년 동안 미뤄왔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가 내일(5월 9일)부터 다시 살아납니다. 2022년 5월부터 한시적으로 풀어줬던 세금 혜택이 오늘 자정을 기점으로 종료되는 겁니다.
다주택자에게는 오늘이 마지막 탈출구입니다. 그리고 1주택자나 무주택자에게는, 지금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해야 할 타이밍입니다.
양도세 중과, 쉽게 설명하면 이겁니다

집을 팔아서 이익이 생기면 양도소득세를 냅니다. 1주택자는 기본세율(6~45%)만 적용됩니다. 그런데 다주택자는 여기에 세율이 더 얹힙니다. 이게 중과입니다.
얼마나 더 얹히냐고요.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20%p, 3주택 이상자는 30%p가 가산됩니다. 최고 세율 구간에 해당할 경우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최대 82.5%의 세율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Deloitte
82.5%. 집을 팔아서 생긴 이익의 80% 이상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것만이 아닙니다.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도 단 1%도 받을 수 없습니다. 10년 넘게 보유했어도, 중과가 적용되면 장기보유 공제는 없습니다. 세금 폭탄이라는 말이 과장이 아닌 이유입니다. Deloitte
4년 동안 왜 미뤘나요
2022년 5월 10일,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해 중과를 적용하지 않는 한시 조치를 시행했습니다.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중과를 적용하면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지 않고 버팁니다. 매물이 사라지면 거래가 끊기고, 가격은 오히려 오릅니다. 그래서 세금 부담을 잠깐 내려서 시장에 매물을 풀겠다는 의도였습니다. tistory
그렇게 1년이 됐고, 2년이 됐고, 결국 4년이 됐습니다.
2026년 2월, 정부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연장은 없다”고 최종 확정했습니다. 재정경제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가 함께 발표한 내용입니다. 이번엔 진짜 끝입니다. Investing.com
오늘 밤까지 계약하면 어떻게 되나요
완전히 끝나는 건 아닙니다. 정부가 보완책을 마련했습니다.
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구 소재 주택은 5월 9일 이전에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계약일로부터 4개월 내 양도하면 중과를 적용하지 않습니다. 그 외 신규 조정대상지역은 6개월 이내에 잔금 및 등기를 마치면 중과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Daishin
단, 조건이 있습니다. 정식 매매계약 체결과 계약금 지급 증빙이 있어야 합니다. 단순히 매도 의사를 정했거나 가계약 수준의 약정만 있는 경우에는 보완 기준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 PwC
오늘 밤 허겁지겁 가계약서 한 장 쓴다고 해결되지 않습니다.
지금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일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난 몇 주간 서울 아파트 시장에 움직임이 생겼습니다. 세금 혜택을 받기 위한 막판 급매물이 소화되면서 전체 매물 규모가 두 달 만에 7만 건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반전이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면 매물이 늘어서 가격이 내려가는 거 아닌가요?”라고 생각합니다. 단기적으로는 맞습니다. 급매가 나오면 시세보다 싸게 살 수 있는 기회가 생깁니다.
그런데 내일부터는 정반대가 됩니다.
중과가 살아나면 다주택자들은 집을 팔지 않습니다. 팔면 이익의 80%를 세금으로 내야 하는데, 차라리 안 파는 게 낫습니다. 매물이 사라집니다. 공급이 줄면 가격은 어느 방향으로 가겠습니까.
2018년에도 같은 일이 있었습니다. 중과 시행 직전 매물이 쏟아지다가, 시행 이후 매물 잠김 현상이 시작됐고 가격은 오히려 올랐습니다. 역사가 반복되는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패턴은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 내가 해야 할 게 있나요
다주택자라면: 오늘이 진짜 마지막입니다. 계약까지 오늘 안에 완료하고 계약금 지급 증빙을 챙기세요. 지역에 따라 4개월 또는 6개월 이내 잔금 기한도 놓치지 마세요. 세무사 상담은 이미 늦었어도 안 하는 것보다 낫습니다.
무주택자 또는 1주택자라면: 급매 타이밍은 지금이 사실상 마지막입니다. 내일부터 나오는 급매는 거의 없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하반기부터는 매물 잠김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아무 집도 관심 없는 분이라면: 그래도 알아두실 게 있습니다. 부동산 시장의 매물 잠김은 전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전세 가격이 오르면 월세도 따라 오릅니다. 집을 소유하지 않아도 이 이슈는 결국 당신의 주거비와 연결됩니다.
한 줄 결론
오늘 자정 이후 한국 부동산 세금 지형이 달라집니다. 팔아야 하는 사람은 오늘이 마지막이고, 사려는 사람은 급매의 마지막 기회입니다. 그리고 아무 관계없다고 생각하는 분도, 내년 전월세 가격이 어떻게 될지 한 번쯤 생각해보셔야 합니다.
📌 정책브리핑(korea.kr, 2026.02.12), 하우징헤럴드(2026.03.16), 토스뱅크(2026.02.02), 삼일PwC 세무 가이드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세금은 개인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실제 거래 전 세무사 상담을 권장합니다.